작성일 : 14-06-18 14:40
글쓴이 :
경희
조회 : 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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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생생뉴스 2006-02-16 1408]
부모를 신경 쓰이게 하는 것은 한밤중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갑작스런 복통만이 아니다. 식사 후에 또는 식사와 상관없이 또는 학교를 가기 전에 아이들이 반복해 복통을 호소하면 부모들은 난처해진다. 일단은 이게 꾀병인지 아닌지 궁금하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도 딱히 나오는 병명도 없이 신경성이라 하고 아이는 계속 아프다고 하면 더욱 갑갑해진다. 초등학교를 진학할 또래 아이들의 10% 정도에서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복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처럼 흔하지만 양방적인 검사를 통해서 기질적인 원인을 밝힐 수 있는 경우는 10% 미만이고 나머지의 경우는 대부분 심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으로 진단한다. 그래서 딱히 치료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병을 아는데 있어 수억씩 하는 기계를 이용하는 수 십만원 짜리 검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람과 병에 대한 깊은 성찰이 더 많은 답을 준다. 소아의 만성적인 복통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그러면 먼저 배에 대해 알아보자. 배는 횡경막을 중심으로 해서 가슴과 구분이 된다. 가슴과 배는 그 성격에 있어서도 일면 반대되는 경향을 가진다. 가슴은 중요한 장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딱딱해야하며 시원해야지 열이 쌓이면 답답하다. 배는 반대로 부드럽고 따뜻해야 한다. 왜 일까? 배는 위 아래로 율동을 하며 온 몸으로 기운을 퍼뜨리는 펌프와 같은 일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우면 우리 몸이 경직이 되듯이 배도 차가워지면 경직이 된다.
그래서 배는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펌프질을 위한 복부율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배가 일단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경직이 되면 제 역할을 할 수 없고 복통이 오는 것이다. 그러면 복부를 경직시켜 복통이 오게 하는 원인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그것은 부위 따라 다르다. 먼저 배꼽위쪽의 윗배가 아픈 경우는 감기로 인한 경우와 식적(食積)으로 인한 경우가 있다. 감기로 인한 경우는 감기의 증상이 있을 것이고 식적으로 인한 경우는 설사를 하고 나면 복통이 가라앉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생김새로 보면 코보다 입이 발달하여 잘 먹는 아이들이 과식이나 폭식 등으로 음식을 절제하지 못해 식적이 잘 오므로 식적복통이 많다. 둘째로 배꼽부근이 아픈 경우이다. 이런 경우 열로 인한 경우와 담화로 인한 경우가 많다. 열로 인한 경우는 간헐적으로 아팠다가 괜찮았다가 하며 아픈 부위에 열감이 있을 수도 있고 변비가 있을 수도 있다.
담화로 인한 경우란 담음과 심화 즉,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노폐물이 형성되어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아이들의 무슨 스트레스냐고 하겠지만 아이들도 학교를 가기 싫거나 부모간의 불화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의 순환이 막히면 노폐물이 형성되고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셋째로 아랫배가 아픈 경우는 어혈과 담음, 요삽으로 인한 경우이다. 어혈로 인해 아픈 경우는 한 부위가 지속적으로 아픈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담음으로 인해 아픈 경우는 노폐물로 인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뚱뚱하고 살이 흰 아이의 경우 체질적으로 기가 허하고 담음이 많으므로 담음복통이 많다. 그리고 요삽으로 인한 경우는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 자체로 인해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 외에도 대표적인 것이 한복통, 즉 한기가 배에 들어 생기는 복통이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당기듯이 아픈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양쪽 고환의 크기가 차이가 나는 경우, 몸이나 얼굴의 좌우균형이 맞지 않아 산증(疝症)이 생겨오는 산복통이란 것도 있다. 이처럼 복통은 비싼 검사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병에 대한 깊은 이해와 복통의 양상에 대한 자세한 관찰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한의학적인 방법이다. 집에서 복통을 자주 호소하는 아이들에게 신경 써 주어야 할 것을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울 때에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할 곳 중에 하나가 배라는 것은 저번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다. 일본에서 배만을 감싸주는 배싸개가 인기라고 하는데 이러한 이치를 일본인들도 많이 알고 있는듯하다. 배싸개는 아니더라도 잘 때 항상 배를 잘 덮어주고 너무 차가운 물을 자주 마시게 하지 말아야한다.
위에 몇 가지 원인들을 열거했으나 이 외에도 맥진, 망진 등 다양한 진찰법을 동원한 전문적인 진찰이 필요하다. 아이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복통을 앓고 있다면 가까운 한의원을 방문해 자세한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하고 싶다.
장재혁 신림경희한의원 원장(02-868-1082 / jjhyu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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